장승연(아트인컬쳐 편집장)
아트인컬쳐 2011년 3월호 <It Artist>
송민규가 그리는 도시 풍경은 흡사 그곳의 얄팍한 표피만 도려내 보여 주는 것 같다. 그 표피 같은 이미지 사이로, 헛헛한 유머와 예민한 비판적 시선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다. 작가는 "삶속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수집, 기록하여 그것을 다시 현대적 기호로 변형, 모듈화 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리고 그 ‘포착된 이미지’ 란 일상적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일종의 허상에 가깝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내면의 허름함을 감추고자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하는 현대 도시의 이면성, 혹은 거리를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간판 공해와 넘쳐나는 캐치프라이즈 등이 보여주는 ‘표피뿐인 슬로건 문화’를 화화로 패러디하는 것이다. 전겨운 수수깡 색을 떠올리게 하는 파스텔 톤의 정체도, 실은 실제 도시 풍경사진에서 추출한 인공적인 중성의 색이다. 일견 유쾌, 경쾌해 보이지만 볼수록 서서히 예민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양면적인 생상과 정갈하게 정리된 구조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듯 송민규의 ‘편집’된 도시풍경은 시니컬한 헛웃음이 배어있는 일종의 블랙코미디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