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후|After the Actual 2026. 5. 26 - 2026. 6. 6 금천예술공장|Seoul art space Geumcheon PS333 서울시 금천구 범안로15길 57, 금천예술공장 www.sfac.or.kr/artspace/artspace/geumcheon blog.naver.com/sas_g

실제 이후 / After the Actual
우리 세계의 위치는 끊임없이 이동하고, 시간은 축적과 반복 속에서 추상적으로 변형되며, 이미지는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성되고 소멸된다. 장소 역시 고정된 배경이 아니라 기억과 사건, 이동과 재개발의 흔적이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
여섯 명의 작가는 과거의 작업을 다시 들춰내며, 그 안에 축적된 각기 다른 층위의 ‘실제 이후’를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드러낸다. 위도와 경도, 이동의 기록을 통해 더 이상 고정될 수 없는 위치성과 방향성을 탐구했었고, 공공의 장소 속에서 반복되는 풍경의 운동성은 시간을 축적된 에너지의 형태로 전환했었다. 화면 위의 이미지들은 빛과 데이터, 잉크와 그래픽 구조 사이를 이동하며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흐렸고, 정교한 기계 구조와 순환의 리듬은 시간의 물리적 질서를 감각적 풍경으로 치환했었다. 또한 도시의 풍경은 재개발과 이동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잔여를 호출했었으며, 내부와 외부 사이를 왕복하는 시선은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거리감과 심리적 긴장을 드러냈었다.
전시는 하나의 고정된 현실을 전제하지 않는다. 과거의 파편들이 현재의 시간과 결합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실제는 단단한 기준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동하고 변형되는 상태를 말하고, 감각은 그 변화의 흔적을 따라 재구성된다. 《실제 이후》는 이러한 변화된 감각 조건 속에서 과거의 실제들이 각 작가들에게 어떻게 인식되었었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A.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어떤 위치는 이동과 연결된 환경 속에서 점차 우위를 잃었었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현실을 기록하기 위해 화면 위에 위도와 경도를 새겼었고, 이러한 기록은 지리적 위치와 내면의 방향성을 동일한 층위에서 드러내며 흔들리지 않으려는 의지를 담고자 했었다.
B. 색, 빛, 이미지가 고정된 결과물에 머물지 않고 출력 과정 안에서 변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했었고, 프린터의 인쇄 속도, 종이의 질감, 잉크의 분사 방식 등에 개입하며 디지털 데이터가 물리적 실체로 전환되는 틈새를 다루었었다. 그 이후 이미지는 시간에 따라 변형되는 가변적 과정으로 확장되었었다.
C. 작은 메커니즘과 반복되는 조형 구조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가시적인 형태로 구성해, 이를 시각과 감각이 결합된 리듬으로 전환시켰었다. 기계적 질서와 개인의 기억이 맞물리는 지점을 보여주었으며, 시간이 균일한 흐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속도와 체감으로 구성된 구조임을 드러내고자 했었다.
D. 물길이 바뀌고 침식의 자리에 퇴적된 역사가 쌓여 또 다른 전장이 되었고, 그 장소에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마주했었다. 바다를 등진 채 낯선 이들과 함께 배회하며 재개발된 풍경과 오래된 골목을 오갔었다. 울룩불룩한 보도블록과 퇴색한 표면 속에서 그는 장소의 기억을 말과 연기로 잠시 다시 불러내었었다.
E. 멀리서 본 풍경은 아련하고 흐릿하게 조화로워 보였었다. 그 안에 속해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안심과 동시에 외로움으로 느껴졌었다. 실제로 그 풍경 안에 들어와 있어도 나는 그 일부가 되지 못한다고 느꼈었고, 드러난 선들과 구조들은 오히려 나를 가로막으며 내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임을 확인시켜 주었었다.
F. 외부 풍경에 대한 구조적 접근과 그것을 운동에너지로 치환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였었다. 거대한 사회적 풍경 속에서 개별 존재로 경험한 감각들을 누적된 경험으로 치환하고, 파편화된 물리적·정서적·정신적 감각들을 구조화해 나가는 여정이 결국 우리가 감각하는 오늘의 풍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